생활

오전에 올림픽 공원을

여왕폐하님 2022. 9. 20. 05:24

늘 새벽에 자서 오후에 일어나다가

요즘에는 그런 루틴도 없어지고 들쑥날쑥

잠자는 시간이 정말로 뒤죽박죽이다.

그래도 아쉬울 것 없으니

나는 나 나름대로 '불규칙의 규칙'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

 

새벽 서너시쯤 자기 시작해서 

오후2시 넘어 일어나기도 하고

그러다가 아예 밤을 꼬박, 진짜로 꼬박 하얗게 새워

앉은 채로 창밖이 훤해오기도 하고

그대로 그날은 낮에도 안 자고 담날 새벽까지 

깨어있기도 하다가

그러면 담날 낮에는 졸리니까

낮동안 자고 저녁때 일어나 일과를 시작하기도 하고

정말 이랬다저랬다 전혀 시간적인 규칙없이 지나고 있는데

 

어제

갑자기 일찍 깨어져서 그대로 일어나도 별로 피곤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어나 세수하고 앉아있다가

밖을 보니 해도 나고 날씨도 좋고

갑자기 지금 이시간에 밖에 나갔다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파트 가볍게 한바퀴 돌 생각으로 나갔다.

그런데 막상 나가보니

아, 이 시간에 나와서 좀더 멀리 걸어보면 좋지않을까

욕심이 생겨

올림픽 공원까지 가기로 했다.

 

그냥 집근처만 있을 거라 생각하고 준비없이 핸드폰만 챙겼는데

올림픽 공원까지 가면 거기서 커피 마시고 싶을텐데-

그렇다고 집에 다시 들어가서 준비하려면 김빠지고-

마침 남편이 돈을 가지고나왔다고 해서 다행이다 생각하고

올림픽 공원을 향해 걸었다.

 

드디어 올림픽 공원에 가서 지난번에 약간 궁금했던

미술관 옆 색깔의자를 살펴보고 거기 앉았다.

의자가 참 편하네 

그러고보니 그 의자는 등받이가 길어서 머리까지 기댈수 있으니

푹 들여앉으면 마치 소파에 앉아 있는 듯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편하구나

 

그러니 처음 예정했던 다른 장소 말고

여기서 커피를 마시고 싶네.

근데 커피 자판기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려나

요즘 내가 좋아하는 커피 자판기가 매우 많이 없어져버려 

많이 아쉬운 마음인데.

 

일단 한 번 저쪽으로 가면서 찾아보았는데

다행히 아주 다행히 의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그 자판기가 있었다.

우리는 커피 두잔을 뽑아서 각자 하나씩 들고

조심조심 길을 건너 계단을 올라 길을 걸어

아까 앉았던 그 의자로 갔다.

그리고 거기서 커피를 마시면서 바람을 맞으면서

나무 그늘 아래 편한 의자에 앉아 커피 마시면서

약간 졸음이 오기도 하지만 밖이라서 잠은 못 오고

그냥 '아 좋다' '아 좋다' 하면서 앉아 있었다.

 

그리고는 신기하고 감탄스러웠다.

지금 시간이 오전 11시쯤인가?

지금 이 시간은 우리들의 잠 시간인데

이렇게 오전 일찍 일어나서 밖으로 나와있다는 것이

참으로 경이롭고 감동스럽고 재미있었다.

내일도 한 번 더 이렇게 할 수 있으려나?

 

지금은 새벽 5시다.

어제 아침나절에 잠을 못자고 (안 자고)

일어나서 활동을 했더니

어제 초저녁에 졸려서

들어가 잠을 잤다.

평소에는 저녁때 잠이 안 오지만

어제 저녁에는 잠이 왔다.

근데 한참 자고 깨어보니 그냥 밤이었다.

밤 9시, 그래서 다시 잠을 청해자고 

다시 일어나니 새벽4시?

그냥 일어나서 계속 깨어있는 중이다.

그래서 오늘은 새벽부터 깨서 일어나있다.

언제 졸릴지 모른다.

졸리면 자면 된다.

그러나 안 졸리면 어제처럼 또 오전에

올림픽 공원엘 가면 좋지-

오늘은, 어제 우리가 말한대로

커피를 준비해가지고 가서 

거기 앉아서 마시면 

좋을것이다.

내가 앉은 의자에서 보이는 앞 풍경
모처럼 일찍(?) 나와 공원에 앉았으니 기념 증명 사진을 찍어야지.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벚꽃 나들이  (0) 2023.04.04
내생일 축하 꽃다발  (0) 2023.03.03
어느덧 좋은 시절 다 가고 있다, 올해도.  (0) 2022.08.28
냉동고 청소  (0) 2022.07.08
카세트 시디 플레이어  (0) 2022.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