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생각중

백만송이 장미의 선율을 들으며

여왕폐하님 2007. 11. 17. 23:04

 2001년 10월 (경운홈에 올린 글)

 

백만송이 장미의 선율을 들으며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슬퍼보인다.

아마도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의 선율때문인가보다.

아주 슬픈 멜로디는 아니지만 그래도 애잔한 기운이 감도는 분위기가

내 마음을 사알짝 짜안하게 만든다.


이 음악을 선물한 후배의 귀여운 모습이 떠올라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내 눈에는 여전한 열여덟살로 보이지만 나보다 두 살 아래니

벌써 마흔 여덟이다.


아무렴 자식 잃은 엄마의 가슴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아주 조금이라도 알 수나 있을까.

이해하고 미루어 짐작하고 같이 울어줄 순 있겠지만

어디 그 깊이를 감히 헤아릴 수나 있을까.

더구나 어린아이같은 귀여운 얼굴을 한 엄마라면.


엄마를 잃은 그사람도 불쌍해보인다.

자기 엄마의 제삿날만 되면 온통 신경이 날카로와져

식구들한테 있는대로 트집을 잡아 성질을 부리던 그가

지금 슬퍼보인다.


한창나이 열아홉 스물에 유일하게 의지하고 살던 엄마가

갑자기 사라져버렸을 때 그 마음이 어땠을까.

이제야 내가 오십이 되어

나의 아이들이 스물이 되어

나의 엄마가 파파할머니가 되어

내가 언제 갑자기 고아가 될지 모르는 때가 되어

비로소 조금 헤아림이 간다.


이 세상 모든 엄마들과 모든 아이들이 더 이상 터무니없는 슬픈 기억은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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