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꼬마 현자

여왕폐하님 2021. 8. 4. 18:02

길벗 글터 꼬마 현자

여왕폐하 추천 0 조회 0 21.08.04 17:57 댓글 1

북마크번역하기 공유하기 기능 더보기

게시글 본문내용

' 세상은 유한하다.
네 삶에는 얻는 것과 잃어버리는 것이 있다.'


이 말은 어떤 철학자의 말일까요?
물론 이런 얘기는 우리 모두 다 알고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또 늘 잊어버리고 그러다가 다시 또 어떤 계기가 오면 다시 생각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하는 그런 내용의 말이죠.


저는 50대 (아마도) 어느 날 이것을 깨닫고
'아 모든 것에 마음을 비워야겠구나.
아무리 내가 아끼고 조심해도 무엇이든 나를 떠날 수 있구나'
하는 걸 인정하게 되었죠.
아끼던 조그만 장식품이 있었는데 몇십년을 그자리에 잘 있었던 고로
그것이 나를 떠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질 못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외출에서 돌아와보니 그것이 자리에서 없어져버리고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버렸더라구요.
남편이 청소하다가 깨뜨렸대요.
우와! 저는 제가 그렇게 놀라고 서운해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제가 생각보다 더 그걸 좋아했었는지
늘 그자리에 그냥 오랜기간 있었으니 앞으로도 늘 그자리에 그렇게 있겠거니
신경을 안써서 그랬는지
그 모습을 보고 제가 너무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그야말로 '있을때 잘해'줘야지 항상 관심을 갖고 잘 보아줘야겠구나.
저에겐 정말로 큰 깨달음이었어요.
사람만 떠나는 게 아니라 물건도 떠날 수 있다.
내가 떠나는게 아니라 물건이 나를 떠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오만하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
언제 누가 무엇이 나를 떠난다해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런 마음가짐은 늘 제 가슴속에 기초로 쌓여있어서그런지
새삼스레 그 생각을 할 기회가 없었는데
어제 다시 생각이 났죠.


위에 쓴 저 말은 사실은 저의 일곱살짜리 손주 녀석이 쓴 글이랍니다.
지가 저한데 쓴 편지래요.
얘기인즉슨
손주녀석이 집에서 친구들과 같이 매우 신나게 놀다가
여행지에서 사 온 스노우볼이 깨졌다는 거죠.
녀석은 너무 슬퍼서 마구마구 울었는데
한참을 울다가 갑자기 그치더니 책상으로 가서 자기 스스로에게
편지를 썼다는 거예요.
' 자기가 계속 울다보니 자기의 삶이 너무 슬퍼지는 것 같아서
자기의 인생(ㅎㅎ귀엽죠) 전체를 생각해보기로 했대요.
그래서 읿은것(잃은 것)도 있지만 엇은 것 (얻은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기가 할아버지가 될때까지 매일 읽어보고 그 사실을 잊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편지를 쓴 거라네요!'
그리고는 마음을 가라앉혀서 다시 밝아진 덕분에 친구들과 다같이 신나게
잘놀고 저녁까지 잘 먹고 헤어졌다는 애기랍니다.
며느리가 카톡으로 전해준 얘기예요.


근데 어쨌든 그 조그만 머리에서 어찌 저런 진리가 생각이 났을까요?
저도 똑똑했지만( 아마도?ㅎ) 7살 때 저런 생각은 못했던 것 같은데요.


오랜만에 저도 손주 자랑 좀 해보았네요. ㅎㅎ
^.^*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핑크뮬리  (0) 2021.10.06
굿바이 나의 좋은 여름날들  (0) 2021.08.30
화상과 땀띠  (0) 2020.07.21
이번엔 화상이다  (0) 2020.06.12
이명  (0) 2020.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