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생각중

꿈속에서 이루어진 나의 꿈

여왕폐하님 2021. 2. 23. 03:27

꿈을 꾸었다.

48시간만에 잠을 잤는데

꿈을 꾸었다.

 

근래 잠이 안 올때가 많다.

나는 늘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갈수록 시간이 늦어진다.

그러니까 요즘은 새벽에 자고 낮에 일어나는게 아니라

아침에 자고 오후에 일어난다.

뭐 그래도 나의 일상이라는 것이 내맘대로 하면 되니까

뭐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으나

많은 다른사람들과 일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하니

좀 소외감 혹은 약간의 걱정이 되기는 한다.

무엇보다 나중에 보편적인 일상이 돌아왔을 때

그 전보다 더 내가 적응하는 게 힘들 듯해서 그렇다.

모든 일들이 오전에 시작하니 말이다.

전에도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를 못해서 나의 얼마안되는 사회생활을

하기가 힘들었는데

앞으로는 더욱 더 그렇게 되는게 아닐까 싶어서말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어쩔수 없는 일이니

그때는 또 그때가서 맞추고 힘들더라도 노력하는 것으로 하고

지금은 또 지금이니

마침 잘됐다싶으니 그냥 늦잠과 특수한잠시간을 즐기도록 하자-

 

- 하니 점점더 잠 시간이 이상해진다.

급기야는 그날밤을 꼬박 밝히고나서

밝혀진 날을 하루종일 밝게 지내고

그 날 밤에서야 잠을 자기도 한다.

그러니 이틀만에 잠을 자는 것인데

그러고도 별로 피곤한줄도 모르겠으니

내가 이렇게 건강해진 건가? 갸우뚱해진다.

 

엊그제 아침 일어났는데 꿈이 생각난다.

그야말로 이틀만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틀만이니까 역시나 졸립긴 해서

밤 10시에 하는 드라마를 포기하고

그 전시간 9시 전쯤 침대에 들어갔다.

다행스럽게도 비교적 잠이 일찍 들었다.

역시나 하룻밤을 잠을 안 잔 것이 영향은 있다.

다행이다.

 

그리고 깨서 꿈이 생각났는데 비교적 선명하게 생각이 나고

또 내용이 아주 바람직한 꿈이라서

깨자마자 잊지 않으려고 다시 되새기고

메모도 하고 식구들한테  브리핑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비교적 악몽을 꾸었다.

가위눌린 적도 많고

그렇게까지 노골적인 악몽이 아니더라도

내용은 별로 즐겁지않고 어둡고 슬프고 안타깝고 찜찜하고 분노스럽고...

하여튼 거의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았는데

그래서 꿈을 깨면 거기서 뭐라도 하나 긍정적인 걸 찾으려고 애도 쓰고 그랬다.

 

그런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가 다 좋고 바람직하고 -

그래서 깨고나서는 그걸 잊지않으려고 기억하고 되새기고 했는데-

그 내용은-

우선은 내가 무용공연을 하기로 되어있어 그걸 준비하는 과정부터 시작된다.

나는 단체공연을 하는 준비도 하고있었지만 단체공연이 끝나면 혼자서 단독 춤공연을 하기로 되어있었다.

그래서 그 공연장엘 가는 길인데-

가다가 조그만 아이를 만난다. 나는 그 아이를 잘 달래서 엄마한테 잘 인도하고.

길가 친구의 집에 들르게 된다. 친구와도 좋은 시간 잠시 보낸 것 같다.

그리고 오면서 생각해보니 내가 단독으로 공연할 춤의 음악을 준비 못했다.

나는 무대 뒤로 가서 공연스탶 중 한 사람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혹시 예비로 준비해둔 음악이 없을까 문의하니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음악준비를 부탁했고 음악의 종류는 무엇이든 상관없다고 했다.

나는 그 어떤 음악에도 잘 맞추어 춤을 출 수 있으니까.

그런데 나는 의상도 미처 준비 못했다.

그래서 선배를 찾아가니 마침 한복이 있다고 하여 그걸 빌리기로 했다.

그리고 선배들과 후배들이 나의 공연을 축하해준다며 왔다.

그런데 그 때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언니가 왔다.

언니는 예상밖으로 나를 많이 옹호해주며 위로를 해주며 안아주며 내편을 들어주었다.

나는 참으로 마음이 편해지면서 언니에게서 위로를 받았다.

역시 언니는 언니로구나-하면서.

 

이 꿈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나를 기쁘게 했다.

이렇게 한밤의 꿈이 초지일관 즐겁고 기껍기만 한 적은 없다.

나는 꿈속에서도 내내 기분이 좋았고

깨서는 물론이고-

 

이 꿈의 내용은 평소, 혹은 나의 일생의 나의 진짜 꿈이다.

꿈 -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을 상상하는 것 말이다.

 

나는 진짜로 나의 독무를 공연하고픈 욕망을 갖고 있다.

현실에서는 힘든 일이다.

시간이 이미 많이 흘러갔고 현실에서는 무언가 제약이 많고

무엇보다 그냥 내가 음악에 맞춰 추는 춤은 세상에서 인정받기 힘든다.

사람들은 그냥 막춤이라 놀리며 웃고만 있다.

그래도 나는 집에서 혼자 그냥 나의 리듬을 탄다.

그냥 그렇게 나 혼자서 공연을  - 아니 관객이 없으니 공연이 아니지 - 한다. 가끔.

꿈속에서 나는 공연을 할 생각에 들떠있고 기쁘기만 했다.

걱정도 긴장도 없었고.  독무에 맞출 의상이 무엇이든 음악이 무엇이든 다 자신있었다.

구체적으로 음악은 4분 가량이라는 내용도 기억이 확실히 난다.

깬 직후에 메모해놓지 않았으면 잊어버렸을 수도 있었겠지.

 

나는 친구 선배 후배들이 나를 좋아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들이 나를 인정하고 친절하게 대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현실에서도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이 나를 잘 대해준다.

그런데 나는 늘 자신이 없다.

그들이 그냥 겉으로만 친절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괴감을 갖고 있다.

꿈속에서 나는 진짜 선후배들이 나를 생각해주는 것을 느꼈고

그래서 참으로 기분이 좋고 고마웠다.

 

나는 할머니로서도 컴플렉스를 갖고 있다.

서진이가 나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중요하게 생각지도 않는 것 같다는 열등감이 있다.

서진이랑 좀 더 가까이 지내고싶기도 하고 서진이가 나를 할머니라고 친근하게 여기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늘 자신이 없다.

꿈속에서 나는 그 어린아이를 아주 잘 달래서 엄마한테 데려다주었다.

나도 흐뭇했지만 그 어린아이도 엄마한테 가면서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참으로 보람을 느꼈다.

 

나는 평생을 언니한테 기대본 적이 없다.

언니는

내가 푸근하게 기댈 수 있고 무언가 편히 의논도 하고

그리고 늘  내 편이 되어주는

그야말로 영화에 나오는 그런 언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그냥 그야말로 생각일 뿐

나는 언니를 만날 때마다 긴장된다.

그냥 흔한 남을 만날 때보다 훨씬 조심스럽다.

공연히 말 한 마디 잘 못하며는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남이라면 오해를 하건말건 헤어지면 그만이지만

형제지간은 그럴 수없으니

긴장 또 긴장, 오해의 소지가 있으면 절대 안되니

그냥 좋은 말만 하고 헤어지고 말지.

남보다 오히려 형제자매지간에 시샘이 많다고 한다.

나는 그걸 오래전부터 느꼈다.

지금은 좀 괜찮아진 편이다.

이제는 나도 다 늙어서 좋은 시절 다 지나갔고 별로 언니가 시샘할 무슨 건수가 있을 것도 없다.

내가 철들면서부터 지금까지 내가 꿈속에서, 그야말로 꿈속에서 바라던 나의 언니상-

그것을 내가 꿈 속에서 이루었다.

 

나의 일생의 꿈을 꿈 속에서나마 이루었다는 게 나는 정말 기쁘다.

이렇게 긍정적인 내용으로만 이루어진 나의 꿈이 생전처음 이렇게 현실(?)로 나타났다는 게

참으로 감동스럽고 가슴 벅차다.

내 꿈이 이렇게 즐거울 수도 있는 거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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