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TV ?목욕탕집 남자들?(이 프로그램)
한 겨 레 1996-03-12 14면 (매체) 판 기획.연재 851자
◎인간관계 통한 변화 아쉬워/짝짓기․소일거리 매몰 계속땐 시청자 외면
<목욕탕집 남자들〉은 시끄럽다. 목욕탕 손님들처럼 각양각색의 인물들이 모여 서로 자기 얘기를 목청껏 해댄다.
주말(토․일 저녁 7시55분)마다 2텔레비전의 목욕탕집을 찾는 시청자들은 그들 속에 같이 끼어들어 다른 사람 흉을 보기도 하고 칭찬을 하기도 하며, 비웃기도 하고 공감을 하기도 한다. 또한 그런 시끄러운 군중 속에서 부담없는 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노년, 중년, 청년세대에 10대인 신세대까지 등장하고 있어 시청자들은 자신을 대입시킬 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고, 독특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벌이고 있는 다양한 사건이나 상황은 보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관심있는 장면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가족 시청자들로부터 적어도 완전히 외면받는 일은 없다.
천방지축 막내 손녀(수경)에게서 헤어나지 못하는 남자친구(민기)가 ?그래도 네가 괜찮다고 생각되는 단 한가지 이유는 아직도 어른들을 무서워하고 있는 바로 그 점?이라고 말할 만큼, 대가족을 그리면서 작가가 초지일관 강조해온 어른에 대한 예의는 여기서도 변함없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초반에 많은 호응을 얻지 못하던 이 드라마는 중견 연기자들의 완벽한 연기의 테두리 속에서 이제 안정이 된 듯하다. 특히 송승환은 이 드라마를 생동감있고 따뜻하게 해주는 감초 사위 역할을 뛰어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목욕탕집 가족들 모두가 서로 자기 안에 꼭꼭 박혀서 인간관계를 통한 내적변화를 일으킬 줄 모른다는 것은 너무도 아쉽다. 이대로 짝짓기 문제와 시끄러운 소일거리로 지샌다면 시청자들도 언제 이 프로그램으로부터 ?정이 떨어지게? 될지 모른다.<이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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