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앓아 누울 것 같다.
아니 정말로 앓아 누웠다.
어제 잠을 전혀 안자고 밤을 새워 인터넷 검색하고나서
낮에 좀 자고 났더니 지금은 좀 낫다.
올해 봄이 오면 꼭 민들레꽃을 많이 따야겠다고
작년부터 다짐을 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봄이 오고 4월이 오니
나는 민들레꽃을 땄다.
그건 잘 한 일인데 정말 지난해와 올해는 또 달랐다, 내 몸이.
하루 나가서 좀 따고 오니 온몸이 아구야아구야
오랜만에 등산하고 난 것처럼 다리 오금이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오십견이 와서 아픈 어깨와 팔은 더욱더 아프고
하여간 몸이 난리가 아니었는데-
그러나 나물 캐는 일은 캘때보다 집에 와서가 더욱더 힘드는 일이니
오자마자 쉴틈없이 그 캐 온 나물을 정리해야 하는 것이다.
씻고 또 씻고 정말 수십번을 반복해야 하는 일인데
서서 해도 앉아서 해도 아주아주 힘든 일이다.
그걸 알기 때문에 나물 캐러 가기 전에는
이번엔 적당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어보지만
막상 들에 나가 마구 피어있는 민들레꽃과 쑥과 비슷한 것들을 보면
욕심이 생긴다.
나중은 나중이고 지금은 따고 보자, 캐고 보자.
그리고는 집에 와서 밤을 꼬박 새우고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다리야 외치는 것이다.
올해도 역시나 민들레꽃 잎 줄기 뿌리 되는대로 캐고
또 소루쟁이도 우연찮게 많이 따오게 됐는데
그걸 씻어서 데쳐서 냉동해놓는데까지 꼬박 서서 몇시간이 걸리니
참으로 힘도 들고
또 맨날 같은 식으로만 먹으니 식상하기도 하고
그리하여 무슨 딴 방법이 없을까하고 인터넷을 찾아본 것이었다.
찾아보니 민들레는 무쳐먹는 것 외에 김치도 있고 (내가 왜 그생각을 못했을까)
장아찌도 있고.
그것도 괜찮은데 입짧은 우리 식구들이 그런 반찬들을 소화하려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냉장고 속에서 얼마나 견디려나.
이제는 나도 먹성이 많이 줄어들어서 지난번 담근 양배추김치도 냉장고 속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중인데.
아 근데 민들레차가 있다.
그건 일단 만들어서 저장하면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드니까)
차로 마시면 덜 힘들것 같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 만든는 방법을 알아 보았는데-
역시나 그리 만만치는 않다.
그리고 만드는 사람마다 다 다르게 말을 하고 있으니
어떤 방법을 따라야할지-
이것저것 많이 뒤져보니 기본은 대충 한두가지로 모인다.
그 중에서 내가 쉬운 방법으로 해봐야지 뭐.
그래서 어제 당장 시작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런데 그렇게 하자고 결정하는 데까지도 나의 생각이 많고
그 생각을 확실하게 정리하고난 다음에야 내가 일 할 수 있기 때문에
참으로 별거 아닌 일로 나의 마음은 제법 복잡하였다.
예를 들면 줄기 뿌리를 같이 하느냐 잎은 같이 하느냐
꽃은 따로 하느냐 같이 하느냐
어떻게 하는 것이 나중을 위하여 효과적일까나~
뭐 하여튼 일단 뒤죽박죽 되는대로 일단락해서
지금 베란다에 말리고 있는 중이다.
이틀 정도 더 있으면 그래도 꽤 마를 것 같다.
그때가서 또 볶아야지.
'덖는다'고 해야하지만 내 수준에서는 덖는 것보다는 볶는다는 것이 맞을 듯하다.ㅋ
오늘은 다 지나갔고 내일은 어떻게 되려나?
내가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나가서 또 민들레를 딸 수 있을까?
민들레는 아직도 피어 있을라나?
하여간 오늘 자고 내일 가서 상황을 봐야겠지.
앞으로는 민들레 뿌리는 절대 캐지 말고 (뿌리 씻는거 넘넘 힘들다)
깨끗하고 시원한 꽃과 줄기와 커다란 잎사귀들만 갖고 오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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